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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28 10:34
기후변화와 인권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526  

기후변화와 인권

                                                                  양해림(충남대철학과 교수)

 

올 여름에 35-39도 안팎의 재난적 폭염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등 전 지구적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 여름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가 지난 1994년 한 해 폭염 일수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9호 태풍 솔릭이 닥치기 이전까지 지난 822일을 기점으로 폭염 일수는 31.2일로 가장 더운 해로 꼽혔던 1994년의 연간 폭염 일수 31.1일을 넘어섰다. 최고기온 역시도 관측 사상 40도 이상을 기록한 7번 가운데 6번이 올해 기록으로 남으면서 올 2018년은 가장 강력하고 긴 더위가 이어진 해로 공식 기록됐다.

이러한 현재의 폭염, 한파 등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는 서양의 과학기술문명이 초래한 부정적 결과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리는 환경문제라고 하면, 흔히 환경오염을 떠올린다. 우리의 주변에서 수시로 접하는 자동차의 매연, 쓰레기 오물에서 나는 악취, 오염되어 냄새나는 수돗물 등 주로 환경오염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환경오염에만 국한된 협소한 대상이 아니다. 환경문제는 환경오염의 문제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21세기의 환경문제는 인구의 증가, 에너지를 비롯한 천연자원의 부족, 식량부족, 육상 및 해양생태계의 파괴, 야생동물의 멸종, 온실효과, 오존층파괴, 산성비, 이상기후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현상이다. 다시 말해 환경파괴와 오염은 인간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의 질을 허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7세기 과학혁명과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서서히 환경의 파괴는 시작됐다. 먼저 자본주의의 반생태적 성향은 17세기의 과학혁명, 특히 영국 경험론의 철학자 베이컨(Fransis Bacon)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주장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18세기의 산업혁명은 환경에 대한 자본주의의 관계를 보다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산업혁명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인식되었다. 증기해머 발명자인 제임즈 네이머즈는 1830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황산가스들에 의해 풀들이 말라 죽었고, 모든 초본성 식물들이 소름끼치는 잿빛으로 변했다. 이것이 식물의 죽음을 상징하는 가장 슬픈 측면이다라고 말한다.

유엔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ntergovermented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지난 10여전 전 2007년도 제3차 평가보고서에서지금까지 50년간 관찰된 지구온난화의 대부분은 인간 활동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산업혁명이후 일어난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초래한 것이라 주장한다. 지금까지 인간의 활동 가운데서도 주로 화석연료 및 토지개발과 관련된 인간의 활동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확인 됐다. 이를테면 산업혁명이후 지난 100여 년 동안 산업화가 급격히 추진되어 왔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가 늘어났다. 그 이유는 인간의 활동을 통해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워낙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IPCC 보고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구온난화가 과학적인 측정과 예측이 가능한 현상이고, 둘째, 지구온난화가 인간에 의해 초래된 것이며, 셋째, 이것이 수십 년 내에 지구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환경권 사상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의 환경권은 산업재해로 인한 인간의 건강권에 침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지금의 환경권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생태계 전체의 보존과 인간이 살아가야 할 권리를 강조한다. 국제사회는 오랜 전부터 기후환경문제를 인권적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기후환경의 문제는 인권과 동전의 양면이다. 이러한 구조적 인권의 인식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잠재적 지구 종말의 핵심으로 포함됐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 2015195개국이 참여해 체결한 유엔의 '파리기후협정'에 인권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파리협정 전문에 '기후변화는 인류의 공통의 우려로서, 모든 국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행동을 취할 때 인권-건강권,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권리, 이주민과 어린이의 권리,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권리, 성 평등과 여권신장, 세대 간 형평 등에 대해 그들의 개별적 의무를 존중촉진고려해야만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2015년 유엔은 향후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의 목표를 빈곤퇴치, 기아종식, 건강과 복지, 성 평등, 깨끗한 물, 지속가능한 도시, 기후변화대응 등을 명시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도 지난 2016'기후변화와 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 , 유엔 인권위원회는 '인권옹호와 기후변화 대응책 사이에 연계를 주장'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피해를 당한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사이먼 카니(Simon Caney)라는 학자는 기후변화는 인권을 침해하는 최대의 주범이며, 이를 침해하는 인권을 생명권, 건강권, 생계권의 침해로 정리한다. 무엇보다 생명권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차원의 권리이다. 기후변화는 인간의 각종 전염병과 풍토병 유형을 바꾸고 건강을 악화시키며, 식량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농지가 유실되며, 흉작과 기근이 만연하여 생계를 위협한다. 인류의 실존적 위험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후의 극단적인 구조적 폭력을 전제한다. 우리가 생존을 위한 통찰, 즉 재생에너지, 무탄소 에너지, 전기에너지, 풍력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등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기후변화의 인권 침해를 최소한 예방할 수 있다. 전 세계 인권운동은 최근 들어 기후변화를 가장 심각한 구조적 폭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후변화, 환경생태계의 파괴는 인권평화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인류의 공동 노력으로 이를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변화와 같은 구조적 인권침해에 관해 문제해결의 능력을 키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라도 민··정이 합심하여 합당한 행동을 조속히 취해야 하는 절박한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