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전충남인권연대로고
대전충남인권연대소개 인권피해신고접수 인권교육안내 미디어 자료실 후원자원봉사안내 참여마당
 

全人權은 김종서(배재대교수) 좌세준(변호사) 장수명(한국교원대 교수)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박노영(충남대 명예교수) 양해림(충남대교수) 강수돌(고려대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기자) 안선영(교육부 학교혁신정책관)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작성일 : 18-04-25 19:08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234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글_좌세준(변호사) 


네이버 검색창에 ‘국가보안법’이라 쳐본다. 최신순을 클릭하면 이런 뉴스가 있다. 

# 뉴스 1 (1일 전)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람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국보법 위반자 입건도 현저히 줄고 있다.

# 뉴스 2 (2일 전) 
 '김일성 회고록' 소지했다가, 병무청 직원 국가보안법 '무죄’

 북한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 올리고 ‘주체사상총서’ ‘세기와 더불어’ 등 북한 책자를 소지한 이유로 기소된 병무청 직원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적표현물을 단순 소지하거나 게시했더라도 ‘이적 행위’가 증명되지 않는 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태도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위 기사보다 최신인 최상단 뉴스는 이런 제목과 내용을 담고 있다.

# 뉴스 3 (7시간 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안보수사 실태, “검찰, 보안법상 고무·찬양 사건 지휘 미온적”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구사할 비핵화 사기극(?)의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또한 문재인 정부의 달빛정책이 지속되는 동안 체제수호법인 국가보안법은 철폐 위기에 직면하고……(이하 생략)

국가보안법은 1948년 12월 1일 공포되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꼭 10번째 법률, ‘법률 제10호’로 탄생한 국가보안법은 6개의 조문과 부칙으로 되어 있었다. 인쇄해보면 A4 용지 한 장에 다 들어간다. 이렇게 간단한 조항으로 이루어진 법률이 이후   괴물처럼 성장하여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상과 자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갔다니.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가보안법은 1948년 10월 발생한 여순사건이 진압되고 난 후 비상시 임시입법으로 제정된 것이어서 5년 후인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당시 폐지가 논의되었다. 최근에 나온 한인섭 교수의 《가인 김병로》를 보면, 형법 제정 당시 법전편찬위원장 김병로는 “국가보안법은 어디까지나 ‘임시조치’였던 것이고, 이러한 특별법적 처벌 필요가 있는 부분을 형법에 흡수 통합하면서, 특별법(국가보안법)은 폐지”하는 의견을 구상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위 책 571쪽) 그런데 형법 제정안을 국회에서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러고 보니 국가보안법은 올해로 꼭 70년이 된 법률이다. 사람의 나이로 따지더라도 일흔 살, 국가보안법은 올해 ‘고희’를 맞는 셈이다.  

국가보안법이 일흔 살을 맞는 동안, 1991년 9월 18일 남한과 북한이 UN 회원국이 되었고, 같은 해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국무총리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 총리가 서명한 이 합의서 제1장 제1조에서는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뿐인가. 대한민국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15일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함으로써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고 선언했고, 2007년 10월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서는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나가기로 하였음”을 다시 확인하였다. 

2018. 4. 27.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된다. 1953년 7월 27일 ‘널문리’ 콩밭 임시 천막에서 이루어진 ‘휴전’ 협정이 70년 만에 ‘종전’ 선언을 넘어 ‘평화’ 협정으로 가는 첫 길을 여는 만남이 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남과 북이 이미 합의했던 ‘화해’, ‘불가침’, ‘상대방의 체제 인정과 존중’, ‘우리 민족끼리’, ‘상호 존중과 신뢰관계’라는 말과, 국가보안법이 규정하는 ‘반국가단체’. ‘잠입·탈출’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서로 나란히 존재할 수 없는 상극의 말이다.  

‘평화, 새로운 시작’,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맞으며, 이제는 국가보안법을 남과 북이 함께 세울 평화의 박물관 전시실로 보내야 한다. 

이 땅에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