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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29 17:16
취업률로 덮어버린 한국교육의 치부: 직업계열 고등학교 현장 실습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275  

취업률로 덮어버린 한국교육의 치부: 직업계열 고등학교 현장 실습

-사회가 직업계열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지켜주어야-


장수명(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우리는 또 한명의 고귀한 생명을, 한 학생을 잃었다. 故 이민호 군, 제주도의 생수공장에서 제대로 된 현장실습 교육과정도 없이, 감독되지 않는 상태에서 위험한 과잉노동에 몰려 목숨을 잃었다. 멈추어선 기계를 보고 빨리 수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기계 밑으로 내려가서 사고를 당한 그 시간 전후 그의 심정이 가슴 아프게 전해온다. 명백하게 잘못된 제도운영 때문인데, 제도라는 것이 핑계가 되는 것인지 책임지는 자가 없다. 기업체, 교육부, 교육청 모두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암묵적으로 죽은 자에게 무언가 잘못이 있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형국이다. 아이들을 잃은 학교와 교사들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부모들은 슬픔에 분노를 더할 수밖에 없다. 직업계열 고등학교 학생들은 험난한 현장에서 모든 것을 홀로 마주해야 하는 것인가? 특목고인 과학 고등학교 학생들이나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이 죽음을 무릅쓴 이런 위험에 홀로 마주해야 한다면, 사회는 방치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우리 모두에게 반문해보자. 이런 차별과 멸시는 사고가 나서야 드러나는 한국교육의 치부이다.


   직업교육의 현장 실습은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직업분야에서 실재 일의 세계를 경험하고 현장에 필요한 적정한 숙련을 획득하는 필수적인 교육과정의 일부다. 2012년부터 마이스터 고등학교와 같은 특수목적형 고등학교 이외의 직업계열 고등학교를 특성화 고등학교로 불리었다. 이명박 정부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포함한 직업계열 고등학교의 목표를 취업률이라고 보았다. 그 취업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학교의 모든 에너지가 쏟아지고 실행이 이루어졌다. 현장실습도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이 선택한 계열의 교육과정, 그리고 그 직업계열에서 획득해야할 숙련이 이 기업체의 현장에서 어떻게 획득될 수 있는지에 관한 충분한 고려와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없이, 학생들의 개인별 학습 훈련계획도 없는 상태로 현장실습은 진행되었다. 교사들은 감독을 해야 하지만, 수업 등으로 여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일부 학교장과 교사들은 학생들의 충실한 교육과정 이수보다 취업률 목표를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시 하였다. 현장에는 이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실습강사라는 존재가 사실상 실재하지 않는다.

 

  직업교육의 규범이 되는 독일의 직업교육은 노동과정에의 참여를 통한 휴머니즘 교육이자 시민교육이자 동시에 심화된 실천이론을 학습하는 과정이다. 노동은 생산적인 것으로 우리가 인간성을 표현하는 수단이고, 인간이 자연과의 관계를 맺는 행동하는 삶의 방식이며, 노동에 참여를 통해 잠재된 사회적 윤리적 본성을 계발하고 성숙시키는 것으로 인격을 형성하는 기저가 된다. 학생들의 숙련을 위한 계획은 기획되어 학생들은 보호된다. 계획되고 보호된 노동이자, 교육과정의 일부로서의 현장실습은 그 직업의 기초숙련과, 그리고 인문소양과 시민소양을 확보하는 통로로 자리 잡아야 한다.


  초보적인 조치로 교육청 등 정부, 노동조합과 고용주협회, 그리고 고용주가 사회적 동반자가 되어 현장실습을 감독하고 협력하는 협치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교사들과 현장의 실습강사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감독해야 한다. 소규모 제도적 실험이라도 하루 빨리 실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 직업계열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고, 현장실습 제도의 근본적인 목표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숱한 문제로 얽힌 한국교육은 해결의 실마리를 잘못 잡은 것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가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