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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1 17:51
마을주민으로서의 청소년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470  

마을주민으로서의 청소년


안선영(시흥교육청 장학사)


버스정거장에 모여 있는 아이들이 연신 바닥에 침을 뱉는다오가는 말의 반이 욕이다다른 한 편에 앉은 어른은 몹시 불편하지만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어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청소년들에게 어른이 없다마을에서 어른 역할하며 사는 어른이 매우 드물다학교 밖을 나선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 학원에 간단다그나마 학원에도 가지 않는 청소년들의 저녁시간은 지켜보는 눈이 없는 마을에서 점점 더 과감해져 간다대한민국 인구 5천만 명 중에 초중고 학령의 인구가 600만에 이르지만 12%에 이르는 사람들에게는 마을에서 아무런 권한이 없다.


경기도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정책으로 학교와 마을을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혁신학교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중심에 두기 위한 노력이었다면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청소년들을 지역에서 주민으로서의 역할책임권한을 갖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학교에서는 수업과 교육과정에 마을을 담는다어느 학교에서 동네사람들을 만난 후 시를 써서 동네 만인보를 제작했다마을사람들이 아예 교실에 들어와 교사들과 같이 수업을 하기도 한다교사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동네가 본인의 동네가 아니니 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사는지 잘 알지 못한다그래서 뜻하지 않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수업을 통해 교사도 학생들도 마을에 대해 알아가고 그러다 마을에 애정을 갖게 될 테고동네에서 목소리 낼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 할 것이다수업을 통해 동네에 인사 할 어른이 생겼다동네에 인사 할 어른이 생긴다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안전을 선물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 손주

 

연성쉐르빌 10층에 사시는 청소할머니

 

오늘도 개미같이

바닥을 닦는다

손주 넘어지지 않게

 

개미같이 바닥을

닦는다.

손주 맛난 것 사주게

 

작은 소리로 말한다

가지고 갈 것 하나 없는데

가지고 갈 것 하나 없는데

 

돈 벌어서 뭐하나

우리 손주 맛난 것

사주지 



권진원(응곡중 1-6)


물든다.

 

서울깍두기 박은정 아주머니

 

 

늘 붉은 앞치마에

빨갛게 염색한 짧은 머리

 

붉은색을 좋아하시는 듯한

서울깍두기 설렁탕 집 아주머니

 

!” 하고 이리로 탁탁탁

~!” 하고 저리로 후다닥

 

그러면서도

불평 한 마디 없으시다

 

하루 종일 우뚝 서 있는

논밭의 허수아비 아저씨처럼

 

허수아비는 가만히

서 있기라도 하지

 

여기저기 바삐 뛰어다니며

많은 사람들 마주하니

 

앞치마도 머리도

벌게진 그 얼굴

 물들 수밖에 


김태현(응곡중 1-1)


지난 10월 28일에 시흥의 한 마을에서 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마을 축제를 했다그 마을은 인구 2만 명중에 초 2중 2고 1교 학생이 4천여 명이다올해로 3회를 맞은 이 마을축제의 특징은 학교가 중심이 되고 마을이 지원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5개교 중 2개교는 토요일을 수업일로 정해 전교생과 전체 선생님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나머지 학교는 희망하는 동아리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1년 동안 두 중학교의 축제 기획단 학생들이 축제를 준비했다장소프로그램 등이 전적으로 학생기획단에 의해 결정 되었다마을의 어른이라 자처했지만 그동안 학생들에게 전혀 어른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던 주민자치위원회새마을부녀회아파트연합회 등 동네에서 제법 목소리를 내는 어른들은 학생들의 식사준비안전을 위한 방범대짐을 나르는 트럭 기사 등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았다.

노루마을1.jpg 노루마을2.jpg

어른들이 노는 곳에 아이들이 가지는 않지만 아이들 노는 곳이 어른들은 궁금했던지 본인의 자녀가 무대에 오르는 시간이 다가오자 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그러고 보니 동네 어른들은 다들 학생들의 부모이자 이웃이었는데 내 자녀가 아닌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지 않았던 것이다낮에는 주로 학생들의 잔치를 도와주고 저녁에는 주민들이 중앙공원에서 아이 친구 부모로 만나 이웃이 되었다그렇게 떠들썩한 토요일 저녁이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