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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15 11:41
[언론이본연대] 호기심 유발, 깊이는 부족…본격적 미래 대안 제시를 (한겨레, 2017년 3월 14일)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106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86394.html [18]
호기심 유발, 깊이는 부족
본격적 미래 대안 제시를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정현백 위원장(왼쪽) 등 열린편집위원회 위원들이 <한겨레> 미래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정현백 위원장(왼쪽) 등 열린편집위원회 위원들이 <한겨레> 미래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미래면 평가

기존 과학기사 벗어나 미래 접근

과거 적폐 청산이 이어지는 나날이다. 청산은 새로운 미래의 건설로 이어질 때 그 가치가 더 빛을 발한다. <한겨레>는 지난해 6월27일 지면을 개편하면서 월요일 ‘미래’, 화요일 ‘밥&법’, 수요일 ‘정치bar’ 등 새로운 섹션을 전진 배치하는 지면 개편을 선보였다. 미래면은 과학기술과 환경, 도시 등의 주제를 심층 탐구하는 지면으로 기획됐다.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는 미래면을 새해 첫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위원들은 지금이 기술 발전으로 급변하는 시기임에 동의하고 선제적으로 이를 다룬 미래면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하지만 좀더 친절한 설명, 현실과 교감하는 주제 선정, 다양한 이슈의 깊이 있는 미래 탐구 등을 주문했다. 회의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지면 앞쪽 배치도 거부감 없어 
밝고 어두운 면 모두 보여주고 
‘첨단 기술-대안적 삶’ 균형 맞춰 
5개 테마에 ‘도시’ 넣은 것 좋았다 

접근성-깊이 사이에서 고민 필요 
호기심 치우치면 현실성 떨어져 
일자리·인구 등 우리주변 문제들과 
정치·인문학 등 미래도 다뤄봤으면 
독자 배려해 용어 등 쉽게 다뤄달라

정현백 위원장 여전히 어수선한 시국이다. 오늘은 평가가 특히 쉽지 않은 지면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웃음) 미래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자.

이승열 위원 지난 6월 지면 개편에서 가장 새롭다고 느낀 것이 미래면 신설이었다. 최순실 등 여러 사태가 있었는데 미래면이 명맥을 이어온 것은 한겨레가 의지를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기존 과학기사에서 벗어나 미래에 접근하는 본격적인 기획이었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현실로 와 있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우주산업, 생명공학 등 미래면이 광범위한 분야의 미래를 소개해줘서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새해 기획 ‘4차 산업혁명’ 시리즈를 통해 단독 보도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일자리 영향 보고서는 밝은 면뿐 아니라 양극화 심화와 사라질 일자리 등 어두운 측면도 함께 보여줬다.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하는 고민도 있겠다. 과거 2차, 3차 산업혁명도 있었지만 미래가 지금처럼 모순된 두 얼굴로 다가온 경우는 처음이 아닐까. 이런 모순적인 측면을 어떻게 해결하고 관리해 나갈 것인가에 좀더 집중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홍성일 위원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충격을 많이 받았다. 과학이 일상을 어떻게 재편할지 살펴볼 시점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겨레가 발맞춰 시작했다. 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사회적 의미를 짚어내는 것이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면, 한겨레는 그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호기심에 그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사드와 전자파, 촛불집회와 복잡성 과학을 다룬 기사 등 시의적절했지만 내용을 찬찬히 보면 궁금증을 환기하는 차원이 큰 것 같다. <과학동아> 같은 전문 매체가 있는 다른 언론사에 비해 힘이 부치는 점이 없지 않다. 반면 과학 기사는 신문활용교육(NIE)의 측면도 있다. 미래면이 접근성과 깊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된다.

백미숙 위원 매회 만만한 분량이 아닌데 노고가 컸겠다. 신문을 보통 사건·사고 위주로 보는데, 미래면이 교양을 담당한 것 아닌가 싶다. 실제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주제,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같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아이가 얼마 전 운전면허를 땄는데, 괜한 짓을 한 것은 아닐까.(웃음) 아이슬란드 해적당 이야기를 보면서 요즘 시국에 들어맞는 직접 민주주의 실험이라 가슴이 뛰기도 했다. ‘미래; 소설’은 다른 일간지에서 볼 수 없는 과학소설이다. ‘세실의 전설’은 격주이다 보니 독자 입장에선 띄엄띄엄 보니까 의도가 약화된다.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은 그림을 도입한 신선한 시도지만, 멸종 동물 이야기는 많이 보아서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또 미래 하면 첨단만 생각하기 쉬운데, 공중정원, 공유 주택, 산토리니의 도시 정책 등 대안적인 삶과 균형을 맞춰준 부분이 좋았다. 미래의 차가운 이물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렵다. 용어 자체가 어려운 한계는 알지만 독자에 대한 배려로 좀더 쉽게 다뤄주었으면 한다.


이승희 위원 한겨레의 독립 섹션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섹션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지금까지는 좋다. 내용을 보면 과학, 기술 등 5개 테마가 있는데 이 가운데 도시를 미래학적인 관점에서 넣은 것이 구성상 굉장히 좋았다. 환경의 경우 다뤄온 분야라 독자에게 너무 익숙하다는 한계가 있는데, 어떻게 극복할지 문제다. 커버 기사 수를 세봤는데 문패에 걸린 5개 테마 가운데 52%가 ‘테크놀로지’(기술)이고, ‘환경’이 20% 정도, 나머지가 15%다. ‘바이오’ 테마는 한 개도 없다. 바이오는 산업 측면 등에서 이슈가 많고 독자가 궁금한 부분인데 비중이 적다.


개별 기사를 보면 도시 관련 주제와 빅데이터 등 현실감을 주는 주제가 관심이 간다. 기술 관련으론 체험형 기사가 많았다. 기사 스타일 문제일 수 있는데, 체험형 기사는 바로 기술 이슈로 들어가다 보니 용어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곽노필의 미래창’과 ‘박상준의 과거창’ 칼럼은 다 재미있다. 미래; 소설은 과학소설치고 평범했다고 생각한다. ‘사이테크 브리핑’의 경우 제목은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내용은 그만큼 없어서 제목을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고지방 다이어트 현상이나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문제를 다룬 기사는 미래와 좀 관련이 없다고 생각된다.

이상재 위원 기사가 본격적인 미래 조망보다는 현실 리뷰에 그친 느낌이 많았다. 대안이 약하지 않았나. 빅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나 사드 전자파 등을 보면 현실 파악은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한다는 점은 약했다. 어렵다는 느낌도 컸다. 주석을 좀더 풍부하게 넣으면 낫지 않을까. 앞으로 콘텐츠 공급이 계속 가능할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좀더 파격적으로 정치나 인문학, 문학의 미래도 다뤄본다면 어떨까. 제가 있는 충남·북의 경우 인구 소멸로 30년 안에 사라진다는 지자체가 15곳이나 된다. 인구 측면에서 지역 문제를 다뤄보면 어떨까.

위원장 한국 사회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어느 정치집단도 장기는커녕 중기 발전 전략도 고민하지 않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겨레가 미래를 고민하는 시도를 했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는 게 필요하다. 일자리 문제의 경우 카이스트의 한 논문을 보면 기존 일자리가 줄더라도 인간의 무한한 욕망 탓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논지를 폈다. 이런 식으로 위기가 올 때 어떤 담론을 던져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사들은 호기심에 치우쳐 현실과 연관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들도 있다. 시사적인 의미도 고려해줬으면 한다.

고경태 신문부문장 미래팀은 4월에 꾸려졌다. 신문마다 과학면을 경쟁적으로 활성화시키던 때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라지거나 축소됐던 것 같다. 사회부에 담당 기자가 배속되거나 토요판 등이 과학의 일부 분야를 파편적으로 다루다가, 이번에 개편하면서 ‘미래’ 이름으로 과학·환경 담당 기자 등을 모아 5명짜리 팀을 만들었다. 월요일치 4쪽인데, 교양 지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지면 순서에서 앞으로 배치했다. 이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종합면 정치·사회가 나오다가 미래면이 나오고 다시 사회면이 나오면서 샌드위치 같은 성격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격을 유지해왔다. 지난해는 과도기였던 것 같다. 단순한 교양 지면을 넘어 우리 삶의 대안을 이야기하고 논쟁하는 면이 되려고 한다.

남종영 미래팀장 미래면은 사내에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다. 지면 연결에 끊김이 있었지만 앞에 배치한 것은 신문의 ‘헤비 유저’(구독 빈도가 높은 독자)와 ‘라이트 유저’가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생산자는 앞에 오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독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미래 기사는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에서 많이 소비된다. 네이버에서만 보통 20만~3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많게는 50만 이상을 간다. 그럼에도 종이 지면에 신경 쓴 것은 앞으로 배치해 힘을 주면서 얻을 게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주류는 과학과 기술이지만, 그것에 한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신문 시스템을 보면 출입처에서 대부분 뉴스가 나왔다. 그것을 깨뜨려 보고자 했다. 아이슬란드 해적당원을 인터뷰한 기사나 촛불집회 때 사람들의 질서있는 움직임을 복잡성 과학으로 분석한 기사는 출입처 마인드를 가진 기자라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새롭게 정의해 보고자 했다. 인간과 연결된 비인간 네트워크를 보고자 했고, 기술뿐 아니라 환경, 동물 등의 주제도 이런 관점에서 통합된다고 보았다. 이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를 지배하는 측면도 있는데,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미시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바이오 기사가 나오지 않은 점은 ‘김양중 종합병원’과 주제가 겹치고 자체 취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위원장 미래면의 앞쪽 배치에 대해 위원들은 어떻게 보시나?

홍성일 저는 미래 기사를 대부분 인터넷 포털에서 읽었다. 그럼에도 주목을 끌려면 지면에서 힘을 줬다는 점이 드러나야 하는데, 중간쯤 갔다는 것은 의지를 보여줬단 생각이다.

이승열 저는 지면 문제보다 우리 주변의 엄청난 변화를 한겨레가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았다. 4차 산업혁명의 지금 상황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전쟁, 맞이하는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쓰나미다. 일반 과학과 철학적 소재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미래면을 통해서 보고 싶어하는 것은 당장 내 직업이 어떻게 될까,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같은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정보기술(IT)의 부흥 속에 성실히 살아왔지만, 실직 등으로 분노하는 사람을 어떻게 재교육할 것인가,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의 소외와 노동, 복지 문제 등을 균형 있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승희 지면 개편 하면서 시도한 모든 섹션들이 어젠다 세팅(의제 설정) 페이지라고 생각한다. 미래도 중장년층에게 억지로라도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겨레 독자층에게는 더욱 그렇다. 미래면을 유지해왔지만 지면 배치가 차츰 뒤로 밀렸고 3면에 싣던 ‘스포트라이트’도 없어진 것 같은데, 기존 방식을 유지했다면 어떨까 싶었다.

이상재 미래는 주로 인터넷으로 읽었는데 지면 배치와 무관하게 가독성이 있다. 기사 특성상 학술적인 면이 있어서 논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책과 생각’이나 토요판처럼 미래도 분리, 독립적인 형태를 띠는 것도 고민해볼 만하지 않을까.

백미숙 독자로서 면 배치에 거부감은 없다. 하나 거슬리는 점이 있다면 연속되는 기사 중간에 들어가는 광고다.

남종영 뉴스를 재정의하고자 하는 원대한 포부도 있었다. 그때그때 나온 사건을 보고(report)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통찰이나 지적 만족을 주는 것도 뉴스가 될 수 있다. 물론 개개 기자의 능력이나 뉴스 조직과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몇 달 안에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홍성일 기존 과학 섹션은 보통 과학창의재단 같은 관(정부)에서 발표하는 주제를 다루는데, 그러지 않아서 좋았다. 청소년이 꿈을 크게 갖도록 하는 주제이기도 했다.

위원장 개인적으로 청년실업 문제 해결책은 외국으로 진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탈성 진출이 아닌 지속가능한 발전과 연계된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제3세계의 미래’와 같은 주제로 외연을 넓혀 주었으면 하는 제 욕심을 말씀드리며, 미래면이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지면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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