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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인권이야기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권현안에 대한 이상재 사무국장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2016년 지역집회 단상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04-11 13:22  |  199 읽음

글_이상재 사무국장



다시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시작됐다. 2008년 미국산 수입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이후 8년 만에 다시 켜진 대규모 촛불은 박근혜 정부의 각종 비리의혹과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 농단에 대해 11월 12일 100여만 명의 민중총궐기 집회 참여로 사실상의 시민에 의한 하야와 탄핵 정국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시위의 중심은 역시 서울이었지만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에서도 만만치 않은 숫자의 시민들이 줄기차게 그들의 주장을 외쳐왔다.

또한, 2000년 이후의 집회문화는 촛불의 등장과 중고등학생의 집회 참여, 동네와 시, 군에서도 비록 작은 규모지만 집회와 문화제가 결합한 모습으로 다양한 시위 형식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대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11월 1일 첫 집회 이후 열 차례 이상 거의 매일 저녁 시내 중심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달라진 집회문화와 지역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두 번의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첫 번째는 11월 1일 대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집회였다. 그간의 대전지역 시국 관련 집회의 주된 참가자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관계자와 회원들로 많아야 500명을 넘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날 집회는 첫 집회에다가 평일 저녁 집회였는데 무려 3,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가해서 1,000개 정도의 초를 준비했던 집회 준비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고 한다. 이날 대전지역의 집회 참가자 수는 서울보다도 많았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당일 전국 최다 참가였다. 게다가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중, 고등학생들이었던 점도 예전 집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두 번째는 전국에서 100만 명이 서울에서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한 목소리로 외쳤던 지난 11월 12일이었다. 애초 이날은 오래전부터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전국 집중 집회가 예정되어 있던 터라 대전지역 집회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래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들도 각기 버스를 전세해서 서울로 올라갔다. 하지만 서울에 가지는 못하지만, 지역에서라도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자 했던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지자 급하게 예정에 없던 집회가 오후 4시에 개최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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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백화점앞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출처_뉴스1


특히 이날은 주말을 맞아 중고생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의 참가자도 많았는데 급하게 준비된 집회였는데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1,200여 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겪은 당시 지역 선배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전지역은 서울과 부산이 데모를 쉬는 날에도 계속 시위를 했다며 대전이 없었다면 6월 항쟁의 연속성은 이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자부심 섞인 얘기를 해 주셨다.

싸움의 대표성은 서울이 가지고 있었지만, 부산과 대전, 광주, 대구도 역사의 흐름에서 나름의 지역 대표성을 가지고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반헌법적 범죄행위로 인해 벌어진 2016년 겨울 초입, 현재의 정국 상황은 지역의 집회문화에 닥친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2008년 집회에도 중고등학생이 제법 많이 참여했었지만, 올해는 2008년보다 훨씬 많은 수의 청소년들이 집회에 참여하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08년의 중, 고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된 지금은 청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는 억눌리고 뒤틀린 교육제도와 사회참여 조건 아래에서도 10대, 20대 정치의식은 다른 세대에 비해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모든 것이 서울중심으로 쏠리면서 지역의 정치 공간마저도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태로움은 항상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고 있는 지역의 촛불시위는 불만을 제기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지역 중심의 정치 공간의 계속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나날이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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