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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최예린(한겨레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경기도교육청 장학사)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기후위기와 ESG 경영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08-11 11:45  |  85 읽음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최근 몇 년전부터 ESG 이슈가 연일 쏟아진다. 올해 우리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전지속가능발전경영포럼 주제도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ESG 경영’으로 어려움 없이 정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거버넌스(Governance)를 뜻한다. ESG 경영은 투자 의사결정시 투자자, 주주의 권리를 단순히 배당 및 이익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지배구조 등의 이슈를 고려하는 투자 및 경영을 말한다. 


   ESG 분야별 내용을 살펴보면 환경(Environmental)은 청정기술,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그린빌딩·스마트성장, 환경오염 및 유독물질 배출 저감, 자원소비 감축 등의 요소이고, 사회(Social)는 고용평등 및 고용다양화, 인권, 노사관계, 지역사회 기여, 직원 평균 교육시간 등의 내용이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이사회, 감사위원회 구조, 임원보수, 정치 기부금, 사회적 논쟁, 뇌물 및 부패, 내부 고발자 제도 등으로 구성된다. 즉 ESG는 기업의 안정을 추구하기 위하여 변화요인 예측과 숨어있는 리스크를 찾아내고 관리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평가지표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투자결정에 있어서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ESG 영역의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하여 투자해야 리스크를 관리하고 낮출 수 있다. 정부도 올해부터 2025년까지 친환경·사회적 책임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자율 공시를 활성화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에,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ESG 공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1억달러 규모의 인종 간 평등·정의 이니셔티브(REJI·Racial Equity and Justice Initiative)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유색 인종이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을 타파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경우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조한 협의로 소송을 당하자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공급망 내 근로자 인권보호,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인도지역 의료체계 복구 및 취약계측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현지 비영리기관에 기부금 10만달러를 긴급지원했다. 우리가 잘 아는 아웃도어 의류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사명은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업한다.’이다. 이렇듯 기업은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배운 기업의 존재는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기업 존재 이유는 더욱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이윤 추구, 재화 생산과 일자리 창출은 수단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제시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본은 노동자의 노동시간 착취와 시장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자본주의 구조는 한 사람(국가)의 부가 커지면 다른 사람(국가)는 빈곤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불평등한 구조다. 비정규직의 경우 노동에 대한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을뿐더러 시장이 공정한 경쟁의 장도 아니다. 지금 이슈화 되는 ESG는 정말 실현가능한건지, 도덕과 양심에 의한 착한 돈벌이가 가능한지, 너무 이상적인 것은 아닌지 혼란스럽다. 그동안 알려진 유엔의 사회책임투자원칙(PRI : Pri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국제기구의 ISO-26000,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공유가치창출(CSV, Created Social Value ), 기업시민의식(Corporate Citizenship), Triple Bottom Line(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업의 목적), 지속가능한발전목표 · 지속가능경영(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오늘에 이르는 ESG 경영까지 불확실한 시대 자본의 안정적 이익 환경을 위하여 기업경영의 재빠른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없이는 기업과 시장의 지속가능성은 없다. 

   작년 여름 54일 최장 장마를 기록했다. 올해는 7월부터 폭염이 장기화 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지금의 폭염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보도한다. 인류는 지구라는 환경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 다양한 자원으로 우리의 필요를 채우고 있다. 지구는 환경 용량에 맞게 수많은 폐기물을 정화하며 순환한다. 인간의 경제활동은 자연에 의해서만 가능한데 산업혁명부터 250년안에 무차별적으로 채굴하고 대량으로 생산·폐기한다. 그래서 남은 것은 엄청난 부와 극단적 빈곤 그리고 기후위기시계 기준 6년 230일의 시간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2013년 5차 보고서에서 ‘인간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 발표했다. 5년이 지난 2018년도에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제출했다. 특별보고서는 이미 인간 활동에 의해 전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약 1℃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만약 이러한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한다면 2030년-2052년 사이 1.5℃를 넘어서 인류 생존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8월 9일 IPCC 6차 보고서는 1.5℃DP 도달하는 시점은 2030ᅟᅧᆫ대 중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IPCC는 이산화탄소를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하고. 2050까지 배출량을 ‘순제로’(net-zero)인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Global Risks Report)”는 매년 경제, 기술, 지정학, 사회, 환경 등 5개 분야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와 발생 시 영향력이 큰 리스크에 대해 선정한다. 2007-2020년까지 리스크 변화를 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자산가치의 붕괴, 중국경제 성장 둔화, 재정위기, 석유 가격급등 등 경제적인 리스크가 다수인 반면 2011년부터 폭풍과 사이클론, 홍수, 생물다양성 손실, 기후변화 등 환경 리스크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경제적인 리스크보다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물 공급 위기, 이상기후, 기후변화 대응 실패, 국가 간 분쟁 등 환경, 사회, 지정학 등의 리스크로 전환 된다. 올해 보고서에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고착된 보건, 경제, 디지털 격차가 더욱 확대됐고 사회적 약자는 더 접근할 기회마저 잃었다고 발표했다. 기후위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해서라도 ESG 이슈는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ESG 시초가 되었던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이하 UNGC)는 2000년도에 이미 세계인권선언 (1948), 노동에서의 권리와 기본 원칙에 관한 ILO 선언 (1998),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선언 (1992), 국제연합 부패방지협약 (2003) 등을 토대로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4개 분야 10대 원칙을 발표했다. ESG가 새로운 것은 없지만 더 정교한 지표와 기업들의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자세를 볼 수 있다.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가석방을 뉴스를 들었다. 법무부(국가)가 가석방 복역률 심사 기준까지 낮춰가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받는다. 가석방 요건에는 사회 감정, 글로벌 경제 환경, 대외적 신인도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모 개그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거참 ‘씁쓸한 대한민국’ 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위기의 국가’에서 밝히듯 국가 권력은 초국가적·전 지구적 자본을 효과적으로 감독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상실하고 정치는 기후위기, 다국적기업 횡포, 불평등과 양극화 등 글로벌 이슈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4년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선수들의 노력이 감동으로 전해졌다. 자본도 기업도 지속가능한 투자환경과 이익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말한다. 그럼 우리 시민사회와 정치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지금 우리는 정치를 완전히 새로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엄청난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위기의 국가 중 동녘> 책의 서술로 대신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20대 대선이 우리의 생존을 준비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치열한 거버넌스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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