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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최예린(한겨레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경기도교육청 장학사)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노동자 산업재해 처리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03-24 11:17  |  53 읽음

글_오임술(민주노총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일하다 다쳤다며 방문 및 전화 상담이 온다. 때로는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 지인들이 문의를 대신한다. 며칠전 전화 상담에서는 ‘청주에서 엘리베이터 설치를 하던 20대 노동자가 손가락이 절단되어 봉합을 못했는데, 하청업체 소속이고 사장은 바지사장 같은데 장애등급이 9급이 나왔고 치료일을 90일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당사자가 아니라 지인들이 문의를 할 경우, 어떤 것이 궁금한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수차례 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매번 그렇지만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역할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되지만 아직도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이,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벗으로서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사회적 요인들과 조직적 성찰을 하게 된다.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사업주의 날인과 동의가 없어도 산재 신청이 가능하다. 일하다 다칠 경우에는 치료받는 병원에서도 산재신청 업무를 해준다. 그러나 아직도 산재 신청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하고 여전히 산재를 은폐하고 공상처리나 개인비용으로 치료를 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확인되고 있는 산재승인 건수보다 3배에서 10배까지 산재신청을 하지 않거나 은폐되고 있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산재사고 예방이 제일 중요하지만 산재승인 절차와 충분한 요양치료도 중요하다. 산재를 신청해서 처리까지 평균 4개월이 걸려 노동자들이 산재 신청을 꺼리거나 불안한 상태로 제대로된 요양치료를 방해받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요양급여 신청을 받으면 7일 이내 산재 여부를 결정, 신청인에게 알려야 하고(산재보험법 시행규칙 21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심의 의뢰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부득이한 경우10일연장)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질병판정위가 심의한 1만6건 중 법정 기한을 지킨 사례는 46.6%(4천659건)에 불과하다. 산재 신청 접수 후 결정 통보일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업무상 사고가 17일, 2018년 업무상질병 처리 기간은 평균 166.8일, 2019년 기준 근골격계질환 137일, 뇌심혈관계질환 156일, 2018년 기준 직업성암 341일, 정신질환 181.8일, 사회복귀 평균기간 163일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4대 사회보험 중 제일 먼저 시행되었다. 1963년 제정되어 1964년부터 시행되었다. 4대 사회보험은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이 있다. 산업화 사회에서 대부분의 국가도 산재보험이 앞서서 시행되었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산재보험만이 유일하게 사업주가 전액 보험료를 부담한다. 3대 사회보험은 노동자와 사업주가 정해진 비율대로 보험료를 납부한다. 산재보험의 목적은 노동자가 일하다 다쳤을 경우 공정하고 신속하게 산재를 처리하고 노동자의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사고성 산재와 질병성 산재, 출,퇴근 산재로 구분하고 있다. 출, 퇴근 산재는 사업주가 차량을 제공한 교통수단 사고의 경우만 인정되다가 2018년부터 평상시 출, 퇴근 경로에서 현저하게 이탈하지 않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산재로 인정되고 있다. 물론 건강보험으로 처리해도 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보험을 선택하면 된다.


2019년 산재발생 현황은 국내에서 산업재해 노동자 10만 9242명 중 8만 3678명(76.5%)이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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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는 더 많이 발생하고 법적 규제는 덜 받는 곳이 바로 '작은 사업장'이다. 자본가들이 좋아하는 경제적 손실액 추정도 27조 6천억에 근로손실일수가 5천만 5백일에 가깝다. 반면 파업으로 인한 노동 손실일수는 2019년 40만일이다. 헌법적 권리인 파업으로 나라가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떠들며 외국에 비해 파업 노동손실일수가 6배가 많다던 자본과 보수언론들이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손실액과 노동일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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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고통받고 산재처리가 지연됨으로서 또다시 고통받는 상황은 없어져야 한다. 산재신청건수가 늘어나서 어쩔 수 없다는 근로복지공단의 답변은 궁색하다. 산재신청이 늘어난 것은 노동자들의 권리의식과 사회적 인식이 향상되고 산재은폐가 줄어들고 있다고 볼수 있다. 공단은 산재신청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필요인력을 충원하고 산재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면 된다. 추정의 원칙 확대와 법제화를 진행하고 요양처리를 먼저하고 추후 인과관계를 판단한다면 산재처리 지연은 대부분 개선될 수 있다. 


아직도 모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해 2,400명이 목숨을 빼앗기고 있는 산재공화국 노동자들에게 언제까지 산재처리 지연의 고통까지 감수하라 할 것인가! 사회보험으로서 산재보험은 누굴 위한 보험인가? 노동자들에게 산업재해 예방과 치료받을 권리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 것은 노동자들의 건강권 향상을 위한 출발이 시작되어 졌을 뿐이다. 글 마무리 중에 택배노동자 산재상담이 들어왔다. 특수고용 노동자 피해자 아버님이 전화가 오셨다. 조합원이 아니어도 상담을 해주는데 조합원 가입 의사를 먼저 말씀하신다. 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그렇다. 노동조합 가입 안 해도 무료 상담과 지원을 해주는 곳이 민주노총이다. 하지만 보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조합으로 뭉쳐야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 가입 노동자가 노동조합 미가입 노동자보다 2배 이상 건강하다는 것은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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