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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최예린(한겨레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경기도교육청 장학사)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아프면 쉬라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후 노동자 건강권!!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01-13 09:40  |  102 읽음

글_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코로나19로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 매일 같이 아프면 쉬라고 정부는 말하고 있지만 쉴 수 있는 노동자는 거의 없다. 며칠 전 누더기 법안, 반쪽 자리 법안이라는 비판 속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었다. 한해 2,400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임을 당하고 ‘갔다 올게’라고 나간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비참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활동은 2006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본격화 되었다. 작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운동본부를 구성하여 10만국민입법청원을 성사 시켰다. 산재사망 유족, 동료 노동자, 재난 참사 유족들이 엄동설한에 단식농성을 하고 시민사회, 진보정당이 노력한 결과로 제정되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은 대규모 집회와 투쟁이 어려웠고 국회의 상황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잇따른 노동자들의 죽음 앞에서 수 많은 시민들의 공감과 호응이 있었다. 2020년은 자식과 부모 형제자매를 떠나보내고 죄인처럼 살아야 했던 유족과 동료들이 법 제정에 앞장섰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그동안 유족들은 힘들 때 쉬라고 하지 못하고 참고 일하라 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죽은 것이 유족들 책임이라는 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거나 가정불화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경우는 ‘죽음 사람은 죽음 사람이니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며 회사가 돈으로 회유하여 싸움을 포기하기도 했었다. 그런 유족들이 노동자들 죽음을 막기 위해 나섰고 진정한 노동자 연대를 만들어 낸 것이다. 


OECD 산재 사망율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은 수 십 년간 이어져 왔다. 문재인정권의 산재사망 절반 줄이기와 안전 때문에 눈물 흘리는 국민이 없게 하겠다던 약속은 사라졌다. 10만 입법청원으로 시민사회가 연대하고 직접적인 활동을 전개해야 했다. ‘산재 사망은 기업 살인이다’.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 말단관리자만 솜방망이 처벌해서는 죽음의 노동 현장은 끝나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감이 이루어졌다. 산재 사망이 대다수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 처벌 적용유예와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공무원 처벌 제외, 인과관계 추정 제외, 직장 내 괴롭힘 등이 제외되었다. 그러나 경영책임자처벌 하한형 도입과 원청처벌, 징벌제 손배도입, 가습기 살균제 등의 제조물 재해 등과 시민재해, 정부 지원정책이 포함된 것은 의미가 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의 싸움이 10년 만에 마무리 되었다. ’밤에는 잠 좀 자자‘ 라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노사간 합의가 원청인 현대자동차의 개입으로 무산되었다. 노동조합이 파업하자 직장폐쇄와 용역 깡패를 동원한 무자비한 폭력, 노조파괴 전문업체 창조컨설팅과 국정원, 노동부, 검-경찰이 총동원되어 민주노조 파괴 행위에 동참했다. 어용노조 설립과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를 악용하여 민주노조 조합원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을 주었고 해고와 재해고, 징계가 이어졌던 싸움은 한광호 열사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졌다. 유성기업 회장과 현대자동차 임직원은 구속되었다. 노동자들 역시 구속과 가정불화가 이어지고 노동자 26.8%가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10년의 투쟁으로 야간노동은 없어졌다. 국제암연구소(LARC)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야간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다면 어떤 개선으로도 해악을 줄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비참한 주검으로 발견된 태안화력 고 김용균 노동자도 홀로 야간노동을 하고 있었다. 


심야노동 철폐 요구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였다. 수면 불안으로 인한 암 발생과 각종 질병 발생,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증가한다. WHO는 직업성 암으로 4%를 추정하지만 대한민국의 직업성 암 인정율은 0.06%다.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화학물질 취급 관리를 완화했다. 화학물질은 전 세계 1억5천만종이 있고 한해 2천여 종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으나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고 있다.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생산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소비하는 시민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안전관리를 완화하고 비밀리에 부치고 있다.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상의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 가습기 살균제 참사처럼 자본에게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맡겨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탄력근로제가 6개월로 연장되어 일 년 내내 장시간 노동이 가능해졌다. 법정 주 노동시간 40시간에서 초과근로 12시간, 연장근로 12시간 합쳐서 총 64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64시간 노동 중 12시간은 연장수당도 없다. 문제는 장시간 노동은 과로사를 조장하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2013년 나온 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만성 과로 인정 기준은 노동시간만을 산업재해로 주로 인정했다. ‘뇌심혈관계 질병은 발병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60시간, 4주 동안 주당 평균 64시간 초과’ 기준을 2018년에야 노동시간이 길지 않더라도 교대근무, 휴일 부족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에 ‘복합적으로 노출’됐다면 산재의 ‘업무 관련성’이 커진다는 내용을 반영, 만성 과로 기준을 개정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 생겨날 것이다. 자본의 탐욕으로 인한 환경생태계가 파괴되고 기후 위기 심화에 따른 필연적인 상황이다. 앞으로의 펜데믹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아프면 쉬는 것은 당연한 권리로 만들어져야 한다. 미흡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후속 법안 제정과 감시활동, 현장 정착을 위한 노동자들의 참여 권한 강화, 과로사 근절대책, 유해화학물질 안전대책 마련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또다시 노동자 시민들의 건강권과 생명을 위해 노동연대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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