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인권만사는

손주영(북디자이너),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도로는 누구의 것인가?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10-30 10:33  |  52 읽음

추명구 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히 사무처장



d386fa0730d6d6a77918a661096dbb6e_1572399040_9958.jpg
출처_에코바이크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자전거출퇴근챌린지(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 하는 캠페인-이하 챌린지)를 마쳤다. 3주간 진행된 챌린지는 광주, 대구, 대전, 수원, 전주, 창원 등 6개 지역의 지속가능발전협의회(광역 3곳, 기초3곳)가 자가용 중심의 교통체계를 벗어나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교통체계(보행, 자전거, e-모빌리티, 대중교통 중심의)의 필요성을 알리고, 자전거 법과 정책, 인프라에 대한 개선 요구, 자전거 수단분담률 확대, 미세먼지를 적극적으로 줄이기 위한 시민실천행동이다.

   챌린지는 에코바이크라는 앱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참가자는 앱을 통해 모이고 활동한다. 각자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정보가 생산되고,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들어 온실가스와 에너지 감축량을 기본으로 그 감축량을 산정하여 나무심은 효과를 산출하기도 하고, 자전거 운행 경로, 전국 참가자 순위, 지역 참가자 순위 등을 실시간 보여준다. 앱 플랫폼은 참여자에게 캠페인에 대한 촉진과 재미를 주고, 주관한 지역은 자전거 이용 시간과 거리, 주행행태를 빅데이터로 제공 받아서 이후 효율적인 자전거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3주간 펼쳐진 시민들의 행복한 질주는 2,213명이 참가하여 총 주행거리 213,692km를 기록했고 온실가스 45,495kg를 감축했다. 이 감축량은 15,000리터의 에너지 절감량과 2,600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대전은 236명이 참여하여 28,278km를 달렸고, 온실가스 6,020kg 감축했다. 감축량을 나무심은 효과로 환산하면 350그루의 효과와 같다.)


   나는 걷기족 만보파였다.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반석천을 살피고 유성초등학교 골목길을 걷고 또 다시 유성천을 보면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걷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보행자가 걷는 이 보도가 걷기 힘들게 구성되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보행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고 골목길은 자동차․보행자 겸용도로다. 걷는 다는 것은 뒷통수, 옆구리를 서늘하게 한다. 또한 골목길을 가득 메운 주차와 모퉁이를 중심으로 쌓여진 생활쓰레기는 걷기의 진로와 즐거움을 방해한다.


   자전거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내가 자전거를 탄다.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집과 지하철역 2.4km만 달리고,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할 요량이었다. 집과 사무실과의 거리가 14km다. 솔직히 1시간 정도 달리는 것도 부담되었고, 적지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기에 복장에 신경도 쓰였다. 그런데 자전거로 몇 번 집과 사무실을 왕복하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이 걸리던 출퇴근시간이 45분으로 단축되었다. 일상의 시간이 군더더기 없이 스마트해졌다. 교통비도 절약되고, 운동은 덤으로 되었고 머리도 맑아졌다. 그러나 역시 도로가 문제다. 나도 보행자 도로를 달리면서 보행자와의 아찔한 순간을 맛보았고, 주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자전거 딸랑이를 울려 댔으며, 걷기족들에게 가끔 욕(야간에는 걷기족이 잘 보이지 않을때가 있다.)도 먹었다. 그렇다고 차도로 내려가 달리는 것은 목숨을 담보하는 행위다. 도로를 독점한 운전자들은 자전거와의 도로공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차들은 3m~3.5m 도로를 몇 개씩 사용하면서 가장 친환경적인 보행과 자전거를 위해 1.2m~1.5m 공간도 내어 주지 않으니 화가 났다. 그리고 구분되지 않은 도로로 인하여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의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뭔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차도로 달려보고 싶은 그 금지된 것을 욕망하게 됐다.


   도로교통법 제2조는 자전거도 차임을 명시한다. 자전거로 인하여 사고가 났을때는 도로교통법이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 받는다. 자전거법에 의하면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다. 문제는 자전거 도로의 84%가 보행자 겸용도로라는 것이다.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서 자전거 이용자는 보행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고 차도를 조건없이 이용할 수도 없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도로가 없을 때에만 자전거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 할 수 있다. 달리지 못하는 자전거는 교통수단으로써 의미가 없다.


   자전거의 매력은 무엇인가?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절감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아니다. 자전거의 큰 매력은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시대적 과제는 자전거가 거져주는 덤이다. 자전거에 대한 편리성은 나도 체험을 했고, 자전거에 대한 연구보고서에도 5km이내에서 가장 빠르고 주차하기 편리한 교통수단임을 입증했다. 이는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오슬로, 파리, 비엔나, 헬싱키, 베를린 등 유럽의 도시들이 자전거 친화도시를 선택하고 적극적인 자전거 정책을 펼치는 이유와도 같다.


   대전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인가? 경험으로 느낀 대전의 자전거 도로를 개인적으로 정리해봤다. 대전의 자전거도로는 3대 하천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먼저 3대 하천은 남쪽 끝, 서쪽 끝에서 올라와 삼천동에서 대전의 중심(대전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다)을 관통한다. 유등천은 뿌리공원(사정동)-복수동-도마동-변동·태평동-가장동·용문동-목동·중촌동으로 갑천과 이어지고, 대전천은 구도동(산내)-가오동·석교동-천동·인동-대흥동·선화동-중촌동에서 유등천과 만나 갑천으로 이어진다. 갑천은 가수원-도안동-봉명동-월평동-유림공원에서 유성천을 품는다. 유성천은 덕명동-구암동-봉명동-유림공원으로, 반석천은 노은3·4지구-반석동-하기동-죽동-궁동·어은동 유림공원에서 유성천과 합류하여 갑천으로 연장된다. 그 외 탄동천은 자운동-신성동-연구단지를 지나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갑천에 합류, 대동천은 신흥동-신안동-대동-성남동-삼성동을 거쳐 대전천에 합류된다. 종합해보면 대전은 3대 하천과 지류를 통해 자전거 길이 연결되어 있고, 대전의 중앙을 관통하고 있어 하천 주변 거주자들은 하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통해 출퇴근이 용이하다. 그러나 3대 하천에서도 대전천은 보행자와 자전거 겸용도로고 하상으로 자동차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 단절지점이 많고, 배기가스 및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이제 대로를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같은 거리라도 대로변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면 1.5배~2배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만큼 자전거 주행이 쉽지 않다. 대전은 대로는 크게 둔산을 통과하는 한밭대로, 서대전사거리에서 유성으로 이어지는 계룡로, 서대전사거리에서 관저동으로 이어지는 계백로, 대전IC에서 도안택지개발구역으로 이어지는 동서대로 등이 있으며 이 도로는 거의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이고 택지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자전거 전용차로가 되어있다.

   문제는 대로변에 설치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자전거 도로로써의 역할을 못한다. 엉덩이를 외면한 노면상태도 문제이거니와 자주 발생하는 단절지점, 장애물(버스정류장, 노상휴지통 등)도 안전한 주행을 허락하지 않는다.(이재영 박사 연구에 의하면 대전의 경우 평균적으로 자전거도로 1km당 11.5개의 단절지점이 발생 이는 22초마다 한 번씩 장애물을 만나는 꼴) 그리고 보도에 설치된 지금의 자전거 도로는 휠체어, 유모차 등 보행약자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배가 필요했다. 그러나 그동안 배가 좋은 수단이었다고 산을 넘어가는데 배를 머리에 이고 갈 수는 없다.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성장을 위해 탄소 에너지와 속도에 의한 압축에 중독되었다. 그리고 그 중독은 지금도 성장할 수 있다는 맹신과 파괴로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성장이 만들어낸 경제적 효과에 대해 사회적 비용은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다. 나는 그 사회적 비용이 지구상의 최대 위기인 기후변화와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라고 본다.

  

 자전거가 탄생한지 200년이 넘었다. 자전거는 저비용으로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빈부의 차이없이 공정한 면적을 사용하게 하며, 여성을 해방시켰다. 탄소 및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타면 탈수록 도시는 안전해진다. 자전거는 점유 면적도 적어 도시를 쾌적하게 구성할 수 있고, 자전거는 노잼 도시를 활력이 넘치게 만든다. 나는 이러한 이유에서 자전거에게 금기시 했던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욕망과 권리를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가 속도 중독에서 벗어나면 할 수 있다.


※자동차가 40km/h로 달렸을 때 보행자 사망확률은 25%이지만 50km/h 이상으로 달리면 보행자 사망확률은 85%로 늘어난다. 도심속도가 60km/h 인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다. 자동차 속도를 낮추면 도로의 폭을 줄일 수 있고 폭을 줄인 만큼 자전거 도로를 조성할 수 있다.


d386fa0730d6d6a77918a661096dbb6e_1572399118_0975.jpg

출처_자전거출퇴근챌린지 성과보고회(추명구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