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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인권조례는 '식물조례'(한겨레신문 12/10)

작성자인권연대 작성일14-12-10 16:19  |  1,536 읽음

울림마당


한 해가 지나가는 즈음에 드는 생각은 대개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올 한 해 인권 분야도 크게는 세월호 참사부터 가까이는 서울시 인권헌장 파행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고 그중 대부분은 마침의 결과 없이 현재도 진행중이다.


대전 역시 인권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편치만은 않은 한 해였다. 이웃 충남은 불과 몇개월 먼저 인권조례를 제정했을 뿐인데 내년부터 5년간 시행할 인권기본계획 작성을 12월 중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충남은 지난 10월 도민 인권의 보호, 증진을 약속하는 충남도민인권선언을 제정·선포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심의하는 충청남도 인권증진위원회는 올해에만 열두번의 회의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조직 개편에는 도의 인권정책을 전담하는 팀의 신설이 포함돼 있다.


대전시 인권조례에도 5년마다 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지만 대전시는 올해 이를 위한 예산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 조례에 인권 전담부서 설치를 명시했지만 실제 직원 한명이 다른 업무와 함께 인권업무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 대상의 인권교육 또한 거의 없는 가운데 조례 제정 이후 2년의 시간이 흐르고 말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시의 전반적인 인권정책에 대해 조언·논의하려고 조례로 만든 ‘대전시 인권정책위원회’는 올 초에 딱 한번 회의를 하고는 그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생색내기 조례 제정 이후에 곧바로 고사상태에 빠지는 ‘식물 조례’의 전형을 대전시 인권조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 지역의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비단 인권조례의 시행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인권조례의 제정과 시행은 지방자치단체의 인권정책에 대한 의지와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제대로만 이행된다면 충남에서는 1차 인권기본계획이 마무리되는 2019년 이후 각 분야의 인권 수준이 이전에 비해 발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발전하지 못한 분야가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 원인을 인권기본계획에 비춰 인권증진위원들이 지적해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인 지금, 대전광역시는 제대로 된 인권조례와 인권기본계획의 시행이 불필요할 정도로 인권 보장이 잘돼 있는 도시인지 공무원과 시민들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상재 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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