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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배재대 교수), 장수명(한국교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 양해림(충남대 교수), 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장원순(공주교대 교수)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인권의 언어, 민주주의의 언어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10-30 10:06  |  59 읽음

글_장원순(공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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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국립국어원


글_장원순(공주교대 교수) 


며칠 전 필자는 한 행사에서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필자가 발표한 글의 제목은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그리고 시민교육이다. 글을 발표한 후 토론시간이 이어졌는데, 당시 한 분이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 분의 질문은 우리나라에서 연립내각이 가능한가?’ 하는 것과 민주주의가 잘 이루어지게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분의 질문은 시의 적절했고, 민주주의가 일상적 삶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가정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중요한 뜻 또한 제시해 주었다. 좋은 질문에 답변하고 의미있는 제안에 감사하면서도 필자가 다소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어였다. 다소 아쉽게도 그분의 질문은 필자에게 매우 권위적으로 다가왔다.

 

이 일을 경험하면서 필자는 민주주의를 민주적으로 말하고, 인권을 인권답게 말하는 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인권을 인권답게, 민주주의를 민주적으로 말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필자가 서술하고자 하는 것은 그 고민의 작은 결과이다.

 

인권을 인권답게, 민주주의를 민주적으로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을 진정으로 존중하면서 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인권의 토대는 인간의 존엄성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격하하고, 존중하지 않으면서 인권을 말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처럼 보인다.

 

둘째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의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특정한 생각을 고집하거나 배제하지 않으면서 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만약 나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나온다면 이는 틀린 말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주의 깊게 이해해야할 말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만약 우리가 자유롭게 말할 수 없다면 누군가 말한 것처럼 사람들의 절반은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 나머지 절반은 위선자가 될 것이다.

셋째,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면서 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유인은 꼿꼿한 몸을 가졌다고 말한다. 우리는 존엄성과 자유에 있어서 평등하다. 따라서 우리는 말을 하면서 상대방을 동등한 사람으로 대해야 하며, 과도하게 자신이 낮추거나 과도하게 상대방을 높이면서 말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넷째, 대화가 되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를 영어로 dialogue라고 한다. 대화는 대화하는 이들을 가로질러, 사이에(dia) 존재하는 이야기(logue)를 의미한다. 따라서 대화는 사이에 있는 말이므로, 가로질러 있는 말이므로 누구도 독점적 지위에 있어서도 안 되며, 그 대화의 결과는 상호 주관적이어야 한다. 상호주관성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는 언제나 타자의 말에서 무엇인가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언어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회적 약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여성의 언어를, 학생의 언어를, 노동자의 언어를, 성적 소수자의 언어를, 난민의 언어를, 하위계급의 언어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해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때에 1987년 민주화운동이 있었다. 그때 투쟁의 언어는 다소 아쉽게도 군부독재의 언어를 닮은 면이 있었다. 다양한 의견의 중요성을 말하면 어김없이 들려오던 말이 회색분자라는 말, ‘노선을 분명히 하라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최근 시민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시민교육의 핵심을 이루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언어가 가득 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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