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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뒤에 서 있는 구조적 폭력에 관하여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03-06 13:55  |  285 읽음

학교 폭력 뒤에 서 있는 구조적 폭력에 관하여

 

글_장원순(공주교육대학교)

 

나는 얼마 전 한국법과인권교육학회에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학회의 주제는 학교폭력으로부터의 교권보호와 법교육이었다. 주된 논의 내용은 학교폭력을 다루는 과정에서 많은 교사들이 교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하면 보호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조 발제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교사는 법률가가 아니므로 준 법률적인 문제를 처리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회가 진행되는 과정 내내 못내 아쉬운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학교폭력과 이것이 교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요한 무엇인가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학교폭력은 학생들 간에 발생한다. 그리고 법률가가 아닌 교사들에게 이러한 학교폭력 사건처리는 과중한 업무가 되고, 더 나아가 학생들을 교육할 교사의 권리를 침해하기도 한다. 폭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하는 학생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리고 과중한 업무로부터 교사도 보호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관점을 잠시 넓혀보자. 왜 몇몇 학생들은 친구들을 괴롭히고, 나쁜 말로 마음에 상처를 주며, 더 나아가 때로는 신체적 폭력을 행하는 것일까? 물론 그런 학생들은 늘 있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혹시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음에 아파서, 기분이 나빠서는 아닐까? 혹시 그들도 누군가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 나는 우리나라 많은 학생들이 학교라는 제도 하에서 구조적으로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보자. 학교에서는 수행평가가 수시로 이루어진다. 과목당 대략 3번 정도 이루어지는데, 배우는 과목이 많으므로 학생들은 수시로 시험을 보는 꼴이 된다. 누군가 당신을 1년 내내 수시로 평가한다고 생각해 보라! 마음이 편하겠는가? 더구나 1-2점이 당신의 인생을 크게 결정한다고 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1-2점에 늘 노심초사하게 될 것이고, 항상 긴장 속에 살게 될 것이다. 그러한 당신은 행복할까?

 

2018년에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본 학생 수는 대략 594천명이었다. 수능의 답은 하나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수학과 과학과목의 답이 하나인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나, 인문학에 속하는 국어, 국사, 윤리와 다원성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과목의 답이 하나라니 놀랍지 않은가? 594천명이 문제를 보고 답을 하나로 생각하도록 만들다니 더욱 놀랍지 않은가? 사실 수능은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 창의적 사고, 개인적 가치와 의미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는 폭력이 아닐까?

 

나는 이를 구조적 폭력, 제도적 폭력이라고 부른다. 구조적 폭력과 제도적 폭력을 당하는 이들은 폭력을 당했으므로 마음도 아프고, 기분도 나쁘다. 그런데 사실 누가 자신을 그렇게 아프게 했는지 잘 알기 어렵다. 그리고 구조적 폭력을 대행하는 이도 많은 부분 죄책감이 없다. 왜냐하면 구조적 폭력과 제도적 폭력은 법과 제도, 그리고 관습으로 정당화되고 당연시되기 때문이다.

 

나는 한 아이의 아빠이다. 내가 우리 아이를 보며 제일 마음 아파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시험이 나오니 무작정 외우라는 말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은 문화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학교를 가질 권리가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28조는 말한다. 우리는 인권 친화적인 사회 질서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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